
Z세대는 구경하고, 밀레니얼은 결제한다
스위스 리서치기관 m1nd-set이 제네바 TR 컨슈머 포럼에서 발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다른 세대와 똑같이 면세점을 둘러보지만 구매전환율은 60%를 밑돈다. 반면 밀레니얼 비즈니스 여행객은 1인당 평균 151달러를 쓰며 트래블리테일 최고 소비층으로 올라섰다. 같은 매장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소비 패턴이 공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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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리서치기관 m1nd-set이 제네바 TR 컨슈머 포럼에서 발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다른 세대와 똑같이 면세점을 둘러보지만 구매전환율은 60%를 밑돈다. 반면 밀레니얼 비즈니스 여행객은 1인당 평균 151달러를 쓰며 트래블리테일 최고 소비층으로 올라섰다. 같은 매장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소비 패턴이 공존하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4월 6일 선보인 프리미엄 큐레이션몰 "더현대 하이"가 출시 9주 만에 신규 회원 84만 명 증가, 거래액 43% 성장을 기록했다. 할인·프로모션 대신 MD 큐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운 이 전략에 신세계·롯데도 각자의 방식으로 뛰어들며, 국내 백화점 3사가 이커머스를 가격이 아닌 취향으로 다시 설계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7월 9일 발표한 5월 면세점 매출은 1조1,116억 원. 방한 외래관광객이 2019년의 131% 수준으로 회복했는데도 매출은 제자리다. 하지만 "정체"라는 헤드라인 뒤에는 따이공 붕괴 이후 재편된 수요 구조와, 6년 만에 되돌아온 내국인이라는 훨씬 중요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하우스 오브 산토리가 파리 샤를드골공항에 첫 팝업과 첫 상설 매장을 동시에 열었다. 그런데 싱가포르 창이공항, 런던 히드로, 암스테르담 스키폴까지 — 위스키 브랜드가 향수·패션의 체험형 매장 문법을 빌려오는 실험은 이미 여러 공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크루즈 산업이 공항을 넘어 트래블리테일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LVMH가 스타보드 크루즈 서비스 지분을 매각하며 전문 투자자들이 온보드 리테일 시장에 들어섰고, 로열캐리비안은 하이네만과 손잡고 메가 크루즈십에 카테고리별 전문 매장을 채워 넣었다. 중국의 크루즈 모항 재개와 부산의 모항 유치 전략까지 맞물리며, 크루즈 리테일은 공항·시내면세점에 이은 트래블리테일의 세 번째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이소가 화장품·생활용품 매대를 빠르게 늘리며 오프라인 유통의 저가 카테고리 킬러로 자리 잡고 있다. 1천~5천원대 가격에 품질을 맞춘 PB 상품 전략은 H&B 스토어와 생활용품점 모두를 동시에 위협한다. 유통업계는 다이소를 더 이상 "균일가 잡화점"이 아니라 카테고리 전방위 확장 리테일러로 재평가하고 있다.

하이난 면세 시장의 성장 둔화와 함께, 중동이 글로벌 트래블리테일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카타르 하마드공항의 Qatar Duty Free와 두바이 DXB의 Dubai Duty Free가 환승객 유치와 럭셔리 뷰티·주류 매출을 두고 정면으로 부딪히는 중이다. 두 허브의 경쟁 방식과 확장 전략은 향후 아시아·유럽 오퍼레이터들의 중동 진출 전략에도 직접적인 참고가 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2025년 5월 제5터미널(T5) 착공에 들어갔다. 2030년대 중반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터미널 증설이 아니다. KPF·헤더윅 스튜디오가 설계한 T5는 공항을 "A Cluster of Neighbourhoods"로 재정의하며, 쇼핑·F&B·문화가 융합된 차세대 공항 리테일 모델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2029년까지 창이 사업권 연장, 신라의 화장품·향수 채널 확대와 맞물려 창이공항은 T5 시대를 향한 포지셔닝 전쟁을 이미 시작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이 공항 상업공간 재편의 시험대에 올랐다. 루이비통·샤넬이 복층형 대형 부티크를 열며 면세점의 럭셔리화를 이끄는 동시에, CJ프레시웨이의 프리미엄 푸드코트 고메브릿지가 같은 터미널에 들어서며 F&B 체험을 강화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명품 리테일과 프리미엄 F&B를 결합한 체류형 공항 전략이지만, 럭셔리 브랜드와 공항 운영사 사이에는 공간 주도권을 둘러싼 구조적 긴장이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면세 시장의 성장축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한때 아시아·태평양 면세 시장의 중심이자 중국 내수 소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하이난이 구조적 역풍에 흔들리는 사이, 두바이와 도하를 중심으로 한 중동 허브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업황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면세 운영사와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으로 어느 시장에 자본을 배분할 것인지, 어떤 채널을 장기 성장 플랫폼으로 볼 것인지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쿠팡은 가격과 편의성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백화점은 럭셔리와 체험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중간 포지션의 브랜드와 유통사는 점점 더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급으로 늘었지만, 그 온기는 면세점이 아니라 백화점으로 향하고 있다. 패키지 단체관광에서 개별여행 중심으로 바뀐 방한 트렌드가 두 업태의 희비를 가르는 핵심 변수다.